2019.09.04 12:02

갈퀴나무 / 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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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퀴나무   /   안민

 

 

  멀리 왔다. 잎들이 싱싱하게 펄럭이고 푸른 하늘, 새들이 푸드덕 난다. 너무 멀리 왔다. 아버지와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보이지 않는다. 아득한 오래전 일이다. 흰 그늘 건너 아버지는 떠났다. 흩어지는 물결 속 나는 물풀처럼 여렸지만 독하게도 입이 없었다. 참으로 멀리 왔다. 아, 어머니도 서서히 지워지고 있다. 성에꽃 뿌옇게 피어날 때부터이다. 자는 잠에 가면 좋을텐데...이미 반쯤 지워진 풍경들, 희미한 신음을 흘린다. 말기다발성 골수 종양, 백혈구와 혈소판이 검은 방을 끌며 아버지 머물고 있을 먼 허공 쪽으로 흘러간다. 나는 갈퀴나무처럼 흔들린다. 돌이켜보니 아버지 때도 그랬다. 나는 물풀 아닌 갈퀴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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